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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반장 횡설수설/병원후기

간병인 구하기 (보호자 시점)

by 달리는김반장 2023. 1. 11.
나하고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갑자기 찾아왔다.
병원에서 좌충우돌, 병원 일상 이야기

1. 중환자실에서 나가셔도 됩니다.

지긋지긋했던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옮길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와 드디어 탈출인가!!!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러나 새로운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데...

일반실로 갈 수 있는 조건은

간병인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엄마가 아직 젊기도 하시고

머나먼 미래의 일라고 해도

간병인은 조금도 상상해본 적이 없는데...

병원에 방법을 물어봤다.

중환자실에서는

업체 5개가 인쇄된 전단지를 주었고,

이곳에 연락해서 구하면 된다고 한다.

아마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옮기는 상황에서

보호자에게 이렇게 전달하는 거 같다.

중환자실의 경우 24시간 동안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는데,

일반실 병동은 코로나 이유로

보호자도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간병인이 필수는 아니지만

일반실에서도 환자의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간병인이 꼭 있어햐 하는 요즘 세상이다.

2. 간병인 구하기가 쉽지 않다.

중환자실에서 받은 전단지 업체에

전화를 걸었는데,

너무 쉽게 생각했다.

"오늘은 없어요"

"내일 전화하세요"

"예약은 안 됩니다."

인터넷에 다른 업체도 검색해봤지만

간병인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그렇게 엄마는 하루 더 중환자실에 계셨다.

다음 날

다시 전화를 걸어도 쉽지 않았다.

원래 힘든 건지 물으니

코로나 때문에, 간병인의 수요는 많아졌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겨우겨우 구했는데

간병인이 잠실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분명 업체는 인천 소재인데

인력사무소처럼 등록만 되어 있는 식인가보다.

기다리다 안 와서 물어보니

나중에는 너무 멀어서 못 오겠다고 한다.

그럼 미리 연락을 줬어야지.

이따위 인성이라면

오지 않는 게 차라리 다행이다.

아내랑 정말 같은 곳에

여러 번 전화를 하고, 다른 곳을 찾아보고

반복하면서 결국에 연결이 되었고

병원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중환자실에 연락해서

간병인이 정해졌다고 알려줬고,

일반실로 전실 시간을 확정받았다.

제발 간병인님 약속 시간에 꼭 와주세요

이번에는 취소되지 않기를...



3. 개별간병인

병원 로비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와주셨던 간병인.

거리가 멀다고 연락도 없이

취소했던 간병인 생각하면

와주신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했다.

간병인? 간병사? 요양사?

어떻게 불러드려야 할지.

높여 불러드려야할 거 같아서 요양사님으로 불렀다.

아니 괜히 심기를 건드리거나

불쾌하게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엄마한테 돌아올 거 같아서...)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지만

비용은 업체랑 통화한 것보다 1만원 더 부른다.

또한 하루가 지나면 하루 일당으로 계산한다.

즉, 24시간 기준이 아니라는 것.

정산은 일주일마다 계좌이체이다.

(그런데 개인 계좌번호)

뭔가 이상한거 투성이지만

이쪽 업계가 이런 건가 생각들었고

'그래, 좋은분 같은데, 엄마도 잘 도와주실거야.'

'불편하게 하지 말자.'

묻고 따지지 않았다.

(여기서 첫 번째 실수)

 

4. 공동간병인

우리가 알고 있는 엄마는 너무 검소하다.

가뜩이나 병원비 걱정도 많을 텐데,

간병비 걱정도 뻔할 거다.

아내 그리고 이모와 함께

엄마가 무엇을 걱정하고 계실지 예상했기에

오래전에 간호사에게 이야기했다.

"공동간병인 사용할 수 있는

일반실 나오면 연락 부탁드려요"

어느 날

간호사에게 1자리가 생겼다고

옮기겠냐고 전화가 왔고

바로 옮겨달라고 했다.

엄마한테 SMS 가 왔다.

호텔 같고, 너무 좋다고, 편하다고..

우리는 엄마가 제발..

엄마 몸 회복에만 신경쓰길 바램...

다른 건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ㅠ

우리를 봐주시는

개별간병인은 하루에 13만원

2명이서 환자 4명을 관리하는

공동간병인은 그 절반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대기업 총수나 고위급 정치인들처럼

정말 호텔 같은 병실에서

특급 서비스로 모시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엄마의 마음이 편해야 하는 게 우선이고,

엄마가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본다.

 

5. 간병인이 개판이었구나

일단 모든 간병인이 다 그런건 아니라는 것으로 시작해본다.

그러나 처음에 엄마를 담당했던

개별간병인은 첫인상과 다르게

완전 개판 of 개판이었다.

누군가를 옆에서 도와주는 일 자체가

힘들기때문에 웬만해서는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계신분들이 대다수라고 확신하며

엄마는 단지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엄마는 대학병원의 5개과에서 치료중이신데.

흉부외과/심장내과/정형외과 등...

그런데 신경정신 상담과가 추가되었고,

개별간병인때문에 추가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분노하고야 말았다.

엄마가 최근에는 많이 안정되셔서

정신과약은 갑자기 끊으면 안좋을 수 있어서

줄이면서 없애기로 했고,

신경정신 상담과는 더 이상 안와도 된다고 했다.

 

6. 간병인의 개념없는 행동 모음

내가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엄마에게 직접 들은 내용이다.

엄마가 거짓말하실 분은 절대 아니기에

다들 참고하시라 적어봅니다.

처음에는 엄마가

만약 간병이 종료되면

몇십만 원이라도 더 드리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를 너무 힘들게 해서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다른 개별간병인과 싸움 (트러블메이커)

아니 안정이 필요한 환자들은 얼마나 피곤할까..

이건 정말 문제가 있다.

서로 알고 있는 사이인지

아니면 그 안에서 싸움이 시작된건지..

엄마한테 밥 빨리 먹으라고 강요

엄마는 수술 이후, 연하 장애가 생겨 재활 중인데,

음식물이 기도가 아닌 폐로 넘어가면

정말 위험한 상황

시도 때도 없이 본인 발을 만지고 긁는 모습

손을 씻는 거 같지도 않고(추측)

비위생으로 인한 세균감염공포로

엄마가 늘 불안해함.

양치도 마음대로 못 하게

양치 후 치간칫솔 사용하는 것을

엄청 못하게 했다고 한다.

엄마는 임플란트 때문에

더욱 치아에 신경 쓰시는데..

충격을 받으셨는지 심장이 갑자기 벌렁벌렁해졌다고 한다.

결국 심장 호흡에 이상이 생겨

병동 의료진 달려왔다고 함.

이때 간병인을 바꿨어야 했는데

다시 구하는 게 하늘에 별따기였겠지ㅠㅠ

슬리퍼도 찍찍 끌고 다님

다른 환자 보호자가 주의해달라 했다는데,

그래도 시간 지나면 반복

그냥 오로지 내 세상.

등등... 더 있는데.. (생략)

이런 사람과 일주일을 지냈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래도

도움을 주신 부분도 잘 알고 있고

그 부분은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이런 인성을 가진 사람들은

남을 돕는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간병인 진짜 인상이 좋아보였는데...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참 없나 봐.

의사는 심장의 정상 기능이 100%일 때

엄마는 28%밖에 안 된다고 했다.

물론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을 거로 생각하고 있고

다음 외래 때 다시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을 거 같다.

아픈 엄마한테 충격을 주었으니...

열받는다!!!

왜 엄마가 공동간병인으로 바꾸고

호텔 같고, 너무 좋다고 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갔다.

그저 돈 문제가 아니었다.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오늘도 자부심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요양사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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