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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반장 횡설수설/병원후기

대학병원 중환자실 후기 (보호자 시점)

by 달리는김반장 2023. 1. 10.
나하고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갑자기 찾아왔다.
병원에서 좌충우돌, 병원 일상 이야기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이 보게 되면

수박 겉핥기 같은 내용이겠지만

보호자 입장에서 느껴본

생애 첫 중환자실 분위기를 기록해본다.

1. 수술 후, 중환자실 이동

 

엄마는 당일 응급 수술을 하셨다.

수술이 끝나고 중환자실로 간다는 카톡을 받았고,

수술이 잘 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몇 가지 보호자 동의서 작성을 했다.

수술 전 응급실에서부터 동의서 작성을 여러 개 했는데

너무 많아서 사실 뭐가 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수술이 잘되었다고는 하는데...

일반병실이 아니라

중환자실로 갈 수밖에 없는 생각을 하니

혹시 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불안감까지..

너무 힘들었던 하루

 

2. 면회 여부

감염병 예방 관리법률에 의거

병동 면회는 금지라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음.

단, 환자가 로비로 내려올 수 있는 경우

로비에서는 가능하고

중환자실은 지정된 시간에만

면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전

중환자실 대기실이란 곳이 있는데

면회를 온 보호자들이 정말 많았다.

나도 엄마가 중환자실에 계신 동안에는 매일 갔으니

복잡한 대기실을 만드는 데 일조??

중환자실 대기실에 환자 보호자 서명을 하면

아래와 같은 출입증 목걸이를 받는다.

면회 시간이 30분이라서

아내, 이모랑 같이 갈 때면 10분씩

아내랑 둘이 갈 때면 15분씩

나눠서 보자고 했지만

상황에 따라서 시간은 조정을 했고

그 대신 30분은 꽉 채웠다.

 

3. 중환자실 분위기

엄마에게 들은 말로는

계속 불이 켜있고,

여러 가지 장비들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수면이 힘드셨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방처럼 생긴 그런 곳을 생각했는데,

그건 더 특급 병실인가보다.

구글에서 중환자실 검색하니 죄다 저런 느낌.

엄마의 중환자실 분위기도 대략 이런?

사진출처: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공식블로그

엄마가 산소호흡기를 차고 계셨는데

면회 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할 수 없으니 답답했다.

그래도 엄마의 눈깜빡임으로

내 말을 듣고 계시는 걸 느낄 수 있었고,

내 생애 최대한 예쁘고 다정하게 엄마한테 말을 걸었다.

그래야 엄마가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어떤날은 엄마가 손으로 허공에 글씨를 쓰셨다.

최대한 알아보려고 했는데 잘 모르겠더라.

이걸 나중에 분석해서 알아보려고

핸드폰 촬영 여부를 물어봤는데

의료 장비도 많고 안 된다고 한다.

그 대신 종이/펜을 가져다주셨는데

엄마가 글씨로 하고 싶은 말을 쓰셨다.

다 써진 글씨를 보면서

엄마가 지금 많이 아프셔도

꼭꼭 살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고,

나도 엄마를 꼭꼭 건강하게 해주고 싶었다.

 

4. 중환자실 비용

나라에서 긴급 의료지원제도, 산정 특례 등..

혜택같은것도 있는데

엄마는 해당이 안 되는 상황.

보험도 없으셔서

병원비를 모두 부담해야 했다.

어떤 날은 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엄마가 폐에 물이 찬다.

약(이뇨제)을 통해서 빼기에는 한계가 있어

폐에 호수 관을 꼽아서 빼려고 한다.

신경 있는 곳을 지나갈 수 있어

불편해하실 수 있다고 들었다.

5분이면 된다해서 그런갑다 했는데,

퇴원하면서 진료상세내역을 보니

5분 동안 했다던 그 진료가 백만원??

물론 폐에서 물을 모두 제거하였고

엄마는 현재 이상이 없고,

엄마만 건강해질 수만 있다면

돈은 상관없으니까

윤치순 교수님 이하 의료진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아무래도 중환자실이 24시간 의료진이

돌보고 관리하다 보니

처치료/치료재료대가 따로 계산되고

인공호흡기도 3~8시간, 12시간 초과 등..

세세하게 계산이 되었고,

중환자실은 1인실로 책정.

일반병실보다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 인정한다.

나는 절대로 돈이 과다하다고 쓰는 게 아니라

말로만 듣던 중환자실의 어마어마한 비용을

내가 체험하게 되니, 그런 놀라움을 적는 것이다.

돈 없으면 아픈 것도 허락이 안 되는 걸까

오늘도 어디서 누군가는

치료비 걱정으로 병원도 못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정말 건강 잘 챙겨야겠구나 생각이 더더욱....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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